601BISANG

CREATIVE PAPER IN THE DIGITAL AGE-by 12 iconic designers

[BO12] 2016, 08

 

 

 

BO12-01

 

 

BO12-02

 

 

BO12-12명의 그래픽 아티스트

 

 

BO12-박금준

 

 

BO12-카탈로그

 

 

디지털 시대의 창조적인 종이

베로니크 비엔느(Véronique Vienne)

 

종이를 선택하는 것이 창의적인 행위이다. 빈 종이를 응시하는 건 마치 수정구슬을 주시하는 것과 같다. 마술을 부릴 잠재력이 감지된다. 손으로 만져질 듯 하다.

이 노트북 시리즈는, 특별히 촉감을 이용한 시각적 교류가 도전이 되는 디지털시대에, 종이로 할 수 있는 잠재적인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다양한 방법들을 보여주고자 착안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에게 종이를 선택하는 것은 여전히 창의적인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디자이너들은 가장 적합한 종이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서 어떤 전문지식으로 무게 감을 느끼고, 질감을 실험하며 그 차이를 구별하여 전자미디어의 압박에서 조화롭게 하는 걸까? 어느 정도까지 종이의 선택이 메시지, 아이디어, 또는 콘셉트의 전달에 기여하는 걸까?

이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하여 12개국에서 뛰어난 디자이너 12명을 인터뷰하여 그들과 함께 오늘날의 종이의 역할을 고려한 중요한 문제점들과 우려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문화단체, 브랜드 전문가, 광고 대행사 등의 그래픽 아티스트들을 선별했다. 우리 조사의 결과를 보여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종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쓰고, 그리고, 혹은 낙서를 할 수 있는 작은 노트북을 만드는 것이 유용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 프로젝트를 착안한 배급사 앤탈리스(Antalis)가 다루는  아조위긴스(Arjowiggins Creative Papers) 종이를 선택했다.  12명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로부터 결론을 추측하면 몇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종이는 디지털 기기가 제공하지 못하는 감성적인 경험을 전달한다. 둘째, 종이에 인쇄된 정보는 스크린에 보여진 정보 보다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12명의 디자이너 모두 글꼴, 레이아웃, 인쇄 기법만큼 종이의 선택에 프로젝트의성공이 달려있다고 일치된 의견을 보여주었다.

종이는 마지막 방법적 수단이 아니라 콘셉트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이다. 오늘날 일반적인 인쇄물은 후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종이는 전자 기술 분야에서 연구를 가져온 감각 디자인 분야의 혁신 중 하나로 두 번째 디지털 혁명의 중심에 있다.

우리는 백지에서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21세기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 필요한 어떤 해답을 백지가 갖고 있다는 것을 확신 할 수는 있다.

 

 
12 Iconic designers
1. 한스 울버 (Hans Wolbers / Netherlands, 1965-)
2. 레자 아베디니 (Reza Abedini / Iran, 1967-)
3. 미셀 바토리 (Michal Batory / Poland, 1959-)
4. 카트린느 재스크 (Catherine Zask / France, 1961-)
5. 일레인 라모스 (Elaine Ramos / Brazil, 1974-)
6. 레오나르도 소놀리 (Leonardo Sonnoli / Italy, 1962-)
7. 아이케 쾨니히 (Eike König / Germany, 1968-)
8. 밀튼 글레이저 (Milton Glaser / U.S.A, 1929-)
9. 박금준 (Park Kum-jun / South Korea, 1963-)
10. 플라비아 코키 (Flavia Cocchi / Switzerland, 1962-)
11. 카티 콜피잭코 (Kati Korpijaakko / Finland)
12. 다니엘 이톡 (Daniel Eatock / England, 1975-)

 

 

 

박금준과의 대화 _ 베로니크 비엔느(Véronique Vienne)

 

“종이에 하는 나의 작품은 점차 그 신비를 더해 준다,

한 번에 하나의 발견”

 

 

수상 경력이 있는 한국의 디자이너 박금준은 1998년에 그의 디자인 에이전시인 601비상을 설립했다. 수 년간, 그의 작품은 한국의 문화 유산에 관련된 존재에 관한 가치에 깊은 철학적인 헌신을 반영했다.  그의 고객들을 위해, 그는 카탈로그와 전시회 포스터, 달력, 잡지 표지와 구상적 설치 등을 디자인한다. “우리는 고객들을 위해서만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다 – 우리는 우리 스스로 고객이 되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디자인한다.” 그는 말한다. 그의 가장 유명한 프로젝트 중 몇 가지는 자발적인 것이다.

이 에이전시는 2012년 권위 있는 “레드닷: 올해의 에이전시”의 영예를 포함한 여러 국제 디자인 기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상과 금메달, 대상, 트로피 등을 받았다.

이런 표창은 계속해서 601비상의 훌륭한 디자인 업적을 존중했고, 이 스튜디오는 아시아 디자인 분야에서 그들의 수그러들 줄 모르는 창의력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한국에서 박금준은 그의 가장 멋진 작품들로 가득 찬 큰 소포를 보내왔다.

그 안에는 깔끔하게 포장된 고급스러운 종이 상자에 싸인 개별 포장들이 들어있었다. 그것들을 하나씩 열어보는 것은 의식과 같은 일이었다.

어떤 상자는 바깥쪽에만 인쇄가 된 것이 아니라, 안쪽에도 정교한 모티브로 인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빳빳한 보호용 종이가 여러 겹이 나타났다. 기대는 달콤했다: 그 마지막 내용물을 손에 쥘 때까지 – 책, 카탈로그, 달력, 브로슈어 – 당신의 모든 감각들은 세심히 살펴볼 것이다: 당신의 눈, 손가락, 심지어는 미뢰까지도. 그 누가 책을 훑어보는 것만으로 군침이 도는 경험을 할 수 있을 줄 알았겠는가.
“종이는 아주 예민한 생명체다. 그 만의 숨을 쉬고, 그 만의 감정을 드러낸다.” 박금준은 얘기한다.

그는 디자인은 사물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강조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에게 이 사물은 대개 종이를 말한다. 서울에 위치한 그의 에이전시는 박물관과 축제 혹은 특별 행사를 위한 문화 프로젝트를 다룬다. 그는 정말 많은 디자인 상을 받았고, 그건 당신의 머리가 어지럽게 만들 것이다. 마치 그가 만지는 모든 것이 예술 작품이 되는 것만 같다.
박금준의 비밀은 그의 한지 사랑이다. 한지는 뽕나무의 안쪽 나무 껍질로 만든 한국의 전통 종이이다. 굉장히 튼튼하면서도 만지면 부드러운 이 수제 종이는 천 년 동안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그것의 특성 중 하나는 잉크를 불규칙한 방식으로 흡수한다는 점인데, 이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창조하고 지나치게 딱딱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가져다 준다. “즉흥적이지만 엄밀하다” 박금준은 그가 작품에서 이뤄내고자 하는 특성을 묘사한다. 그의 목표는 영적인 차원을 포착하는 창조를 통해 “영속성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Q. 우리가 종이가 없는 사회가 되는 위기의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휴대기기가 많은 부분 종이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그 영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종이에는 어떤 디바이스도 구현하기 힘든 직관성과 공감각적인 가치가 있다.

어떤 화면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종이의 촉감과 냄새를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

종이 매체의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의미 있는 자기 역할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쇄 매체로써의 한계는 있겠지만 종이는 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가치를 높일 것이다.

실제로 제지 산업은 점점 더 팽창하고 있다.

즉 종이는 인쇄 매체의 영역뿐 아니라, 산업적 영역에서 그 활용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어떤 측면에서는 ‘디지털 종이’가 아닌 종이 고유의 본질적 가치는 더 선명해지고 있기도 하다.

종이는 미디어로서 인간의 감성적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창조적 가치를 실현하는 매개체로 고유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있다.

 
Q. 디자인 작업 과정의 어떤 지점(부분)에서 종이 선택을 결정하게 하는가?
A. 내용과 형식에 또 다른 감정을 불어넣는 것이 종이다.

때로는 종이로부터 기획을 시작하거나 아이디어를 전개해 나갈 때도 있다.

종이와 인쇄, 가공에 관한 총체 적인 검토는 기획 의도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는 과정이 된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 목표, 톤과 문화적 언어 등 전체적인 관계성을 고려한 판단이 중요하다.

 
Q. 특정 프로젝트를 위한 최고의 종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제작물의 분위기, 내가 성취해내고자 하는 복합적인 감정이다.

미학적 개념의 ‘분위기’혹은 ‘감정’은 무엇 하나도 뗄 수 없는 유기체적 조응을 이룬 상태의 결과이다. 이러한 요소 중에 하나가 종이이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거칠거나 부드럽거나 또는 다양한 질감을 통해 그 촉감마저도 메시지가 된다.

하지만 종이가 내는 소리의 장점을 잊지 말자!

이전에 나는 종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소리’에 주목하여 3종의 플립북(flip book)을 제작했는데

종이 자체의 소리와 함께 상징 기호를 통해 상상의 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등 청각을 자극하는 시도였다.

나는 독자들을 공감각적 체험 – 동시에 여러 가지 인상을 처리하는 그들의 능력 – 으로 이끌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공감각이란 어떤 감각 혹은 인지 경로가 색깔 인식이나 패턴 인식과 같은 두 번째 인지 경로를 촉발시키는 신경학적인 현상이다.

 
Q. 정서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당신이 사용하는 다른 기술은 무엇인가?
A. 내가 일하는 방식은 나뿐만 아니라 내 독자들에게도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일러스트레이션, 타이포그래피 등 보다 직관적인 텍스트, 감성적인 조형, 미묘한 감정을 살려내는 작업에는 종이가 최적이다.

나는 특정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모호한 시각적 단서를 사용하는 반면, 다른 해석을 제안하기 위해서 상징적인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인쇄과정의 실수로 뒷면에 얼룩이 묻어난 것처럼 가장해서 사람들이 또 다른 실수를 찾도록 함으로써, 

내용을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 복잡한 층을 더하기 위해, 나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책을 읽는 방식을 방해한다. – “불편함의 미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초해서.

나는 포스터나 책에 불규칙적인 컷 아웃을 해서  바깥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를 하기도 하고, 놀라운 요소들을 구성에 포함하기도 한다.

나는 종종 얼마나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들여다 보는가에 따라 내 디자인들이 다르게 보이는지를 확인한다.

그것들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개별적인 이미지를 구성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감각적인 디테일과 정교한 모양의 네트워크를 나타낸다.
내 작품의 상당수가 멀리서 보면 하나의 텍스트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3차원으로 바뀌곤 한다.

내가 정서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의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는 실험적인 연간 발행물인 601 아트북 프로젝트에 잘 나타난다. 

나의 목표는 독자들이 책을 넘길 때마다 그들의 감각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나는 나의 의도를 한번에 드러내지 않기 위해 조심했다.

나는 크고 작은 상징과 은유를 시각적인 기호와 함께 숨겨 놓았다. 나의 종이로 된 작품은 처음 볼 때는 절대 이해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의 미스터리를 점진적으로, 한 걸음씩, 한번에 하나씩 발견하도록 내어주는 출판물과 포스터를 만든다.

 
Q.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를 설명해달라.
A. 나는 현재 아시아적 가치를 재해석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음과 양의 조화, 물, 토양, 공기, 시간의 흐름을 반영하는 퇴적층과 같은 자연적인 요소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디지로그 601이다: 내가 최근에 만든 4가지 시리즈의 포스터이다.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대립적이지만 상호보완하며 상생한다.

개인적으로는, “디지로그” 디자인은 서양의 합리성과 동양의 정신성을 아우르고 있다.

나의 네 점의 포스터는 이러한 컨셉을 고도의 상징적이고 모호한 이미지들을 사용해 그래픽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살아있는 유기적인 시스템의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의 작품은 큰 틀 안에서의 상호의존성의 개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www.bo12.com

번역:601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