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1BISANG

사방으로 숨쉬다

[마리클레르] 2005, 07

 

<사방으로 숨쉬다>
디자인연구소 601비상

 

‘601비상’의 사옥은 사실 ‘업계’에서는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다. 그런데 밖에서 언뜻 봤을 때는 결코 눈에 띄지 않는다. 그 집이 그 집 같은 홍대 근처 서교동에, 담장만 보면 여느 가정집이나 다를 바 없는 601비상의 사옥이 숨어있다.

 

묵직한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펼쳐지는 것은 ‘햇볕마루’, ‘국민학교’용 의자들이 여러 개 놓여있다. “편하게 얘기도 하고 차도 마시는 공간이예요. 학생들이 오면 여기 앉아서 강의도 하고요. 아, 동네 사람들도 마실 나와요. 들어와서는 카페인지 음식점인지 묻질 않나, 차 한잔 달라고 하질 않나(웃음)” 박금준 대표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당으로는 들고양이가, 하늘로는 까치 한 마리가 약올리듯 가로질러 간다. 2002년 월드컵에 이어지는 게릴라성 폭우를 뚫고 열 명 남짓한 디자이너들이 끙끙대며 만든 601비상 사옥은 이렇게 한적한 정원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높은 점수를 샀다. 또 하나 이들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삼각지붕’ (601비상의 상징인 ‘삐딱한 삼각형’은 평범한 안주 또는 안이한 타협을 거부하는 이들의 디자인 정신을 뜻한다.) 이 삼각 지붕은 공사하면서 형태만 살렸고, 그 위에 사각 프레임 구조물을 씌웠다. 그럼 이제 ‘사옥 투어’는 끝? 무슨 소리, 이제 시작이다. “건물 곳곳에 의외성을 심어놓으려 했어요.” 햇볕마루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통유리로 된 반지하 갤러리와 마주 보고 있는 ‘작고 깊은 마당’이 나왔다. 그곳을 나와 건물 내부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니, ‘2.5층’이 나왔다. 이곳은 ‘쪽마루’. 건물의 발코니 격으로, 이곳에서 종종 담배를 피우며 마당 전경을 내다보는 디자이너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601비상 사옥의 숨통은 사방으로 트여있다.

 

정말 이런 사옥을 가진 회사라면 여기서 매일 먹고 자도 좋겠다는 생각에 닿을 무렵 박금준 대표가 두툼한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601 스페이스 프로젝트’ 601비상 사옥이 이전하기까지 2백 40일간의 기록이 담긴 이 책은 이들이 새로운 사옥을 완성하기까지 미래를 향해 내디딘 첫 발걸음이다. 대문을 열 듯이 상자 뚜껑을 양쪽으로 열어 젖히자 책 표지인 ‘파란하늘’이 시원하게 눈을 적셨다. 책장을 넘기며, 601비상 사옥이 다시 한 번 ‘열린 공간’임을 실감했다.

 

“‘사이(spaces)’는 가능성이다. 그래서 사이는 꿈이다. 새로운 둥지에는 다섯 개의 ‘사이’가 존재한다. 땅과 하늘 사이, 세모와 네모 사이, 비움과 채움 사이, 감정과 이성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다섯 개의 ‘사이’는 601비상이 가진 다섯 가지의 ‘꿈’이다” -601 스페이스 프로젝트 중…

 

에디터 김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