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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 새로운 간판을 꿈꾸다!

[digital brush] 2009, 11

 

 

우리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 새로운 간판을 꿈꾸다!
‘간판투성이’ 전시회

 

Hangul Signboard

 

한글날을 맞아 기획된 [간판투성이] 전시회. 국적불명의 외국어 간판들과 획일화된 간판 사업에 대응해 25명의
디자이너들과 예술 작가들이 만나 펼친 그들의 꿍꿍이이자 자유로운 상상이다. 한글의 미학이 물씬 풍겨져
나오는 것 뿐 아니라 아스라한 한국의 옛 정서까지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전시회다.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괴국의 아름다운 도시 풍경과 서울을 비교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바로
간판이다.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서로 눈에 띄기 위해 화려하고 크게 만든 간판들이 우리의 거리를
획일적이고 무질서한 간판투성이의 풍경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가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국적불명의 외국어 간판들이 우리 거리를 점령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책으로 관공서에 의해 진행된 간판개선사업은 난립하던 간판들을 통일성이라는
기준으로 재정비하는데 그쳐 또 다른 획일화된 풍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이에 아름다운 간판들로 다채로워지는 우리 도시의 풍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이에 아름다운 간판들로 다채로워지는
우리 도시의 풍경을 꿈꾸어보는 전시회가 25명이 디자이너 및 순수예술 작가들이 전시회 [간판투성이]에서 소위
‘간판법’이라 불리는 규제를 벗어 던지고 자유로이 간판에 대한 상상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제목_ 봄날_ 갤러리 봄날

작가_ 강병인(강병인캘리그라피 연구소 술통 대표)
설명_ 생명을 잉태시키는 봄날 바람처럼, 한극은 우리 문화를 키우는 든든한 나무라는 의미.
오래되고 단단한 고목위에 글씨가 피어나는 형상들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키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했다.

 

제목_ 속닥속닥

작가_ 강희라(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티스트)
설명_ 관객과 함께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간판이다.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이 작품에 다가 오면 원모양의
나무토막들이 회전을 하며 한글은 만들어 낸다.

 

제목_ 크리스마스의 집(반짝)

작가_ 김수환(작가)
설명_ ‘크리스마스의 집’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풍경을 담은 간판이다. 창문으로 흘러나오는 반짝거리는 트리
불빛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제목_ 조폭떡볶기

작가_ 김종민(제일기획 아트디렉터)
설명_ 간판이 없는 곳이 없는 홍대 앞. 비주얼 공해 속에 정말로 간판이 필요한 곳은 포장마차일 것이다.
홍대 앞 명물인 조폭떡볶이를 우해 만든 이 간판은 포장마차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이동과 탈착이 용이하게
디자인하고 포장마차에 적당한 크기와 위치, 분위기를 고려하여 마감했다.

 

제목_ 호두나무 출판사

작가_ 김진(김진디자인 대표, 아트디렉터)
설명_ 전각가인 손불애와 공동작으로 호두나무 출판사의 생각을 60여 개의 도자기에 전각으로 새겨 넣었다.
하나 하나 새긴 전각이 호두열매를 위한 나무의 정성, 책을 위한 출판사의 정성을 전달해 준다.

 

제목_ 비상하다, 601비상

작가_ 박금준(601비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설명_ 601비상 창립 메시지의 일부를 헬리콥터의 날개와 함께 스토리텔링했다. 벽면에서 천정으로 이어진 두
종류의 간판으로 이루어졌다. 디자이너에게 늘 실험과 소통, 정체성과 휴머니티를 일깨우는 간판이 될 것이다.

 

제목_ 인테리어전문회사 디귿(Digeut)-붕어톱사인

작가_ 박병철(몸디자인연구소 대표)
설명_ 목공을 할 때 사용하는 연장인 붕어톱으로 인테링어 회사의 사인을 만들었다.

 

제목_ 술통

작가_ 이근세(작가-조각)
설명_ 강병인 선생의 글씨를 불과 쇠로 재현하여 작가 머릿속 술통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제목_ 목을 그림 공부하는 곳

작가_ 이목을(작가-회화)
설명_ 나무 톱질하고 다듬어 그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극사실주의 작가 이목을의 작업방식을 그대로 간판에
가져왔다.

 

제목_ 좋은 책방, 예쁜 옷집, 편한 신발가게

작가_ 정종인(601비상 아트디렉터)
설명_ 한글 초성 ㅊ,ㅇ,ㅅ에 책방과 옷집과 신발가게의 작은 단상들을 담고 어눌하지만 펴난한 작가의 글씨로
표현했다.

 

제목_ 디자인스튜디오203 간판 (뜻 같지 않은 일이 열에 아홉이다.)

작가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203 대표)
설명_ 원하는 것의 열에 한둘만 이루어도 감사해야 한다는 것, 매 순간 마음을 모아 작업해 나가자는
디자인스튜디오203의 모토를 간판으로 만들었다.

 

성명_ 황재성
제목_ 문자 매킨토시 그리고 책

설명_ 전자출판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했던 매킨토시 G4를 이용하여 북디자인 회사인 씨오디의 간판을 만들었다.
한글 자음과 모음의 구성이 컴퓨터를 통해 재구성 되어 책이 되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자유로운 글자들의 배열과
가벼운 소재인 알루미늄 봉을 사용하여 글자들이 운동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컴퓨터 본체의 스위치를 켜면
글자와 글자 사이이 빛으로 디자인의 세계가 열린다.
예술과 실험의 대상으로서의 간판
[간판투성이]는 한글날을 맞아 기획된 전시회이다. 지난해 한글날에 시민 2,350명의 손글씨로 폰트를 만들어 무료
배포하는 행사를 가져 큰 호응을 얻었던[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전시회의 연장으로, 올해는 [간판투성이]
라는 제목으로 한글간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어떤 것이 너무 많은 상태를 뜻하는 순우리말 접사를 붙여 만든 ‘간판투성이’라는 제목은 우리 간판문화의
현주소에 대한 풍자임과 동시에 25명 작가의 개성 넘치는 간판이 가득할 전시회장 풍경을 가리키는 정겨운
의미도 가지고 있다.

 

지난 10월 8일부터 22일까지 15일간 홍대앞 상상마당 3층 아트마켓에서 펼쳐진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가가 사는
지역 주변의 실제 점포를 위해 제작한 가난이나 작가 자신의 작업실이나 회사의 간판들이 전시되었다. 작가들은
간판 법규에 대한 제약 없이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며 공공 공간에서 예술과 실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새로운
간판을 제안해 보았다. 전시회 기간 중에는 ‘한글간판: 예술, 실험, 공공’이라는 주제로 간판 및 디자인 관련
종사자들과 참여작가들이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마련해 간판 문화와 정책에 대한 열띤 논의도 펼쳤다.

 

발제를 맡은 권혁수 교수는 “공공성이란 자신의 가치, 믿음,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 박삼철 선생의
말처럼 공공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하며 작가의 예술성이 발휘된 이 간판들이 가지는 공공성과
그 의미에 대해 피력했다. 이 밖에 서교동 거리 풍경에 대한 포토에세이와 참여작가 작품이 수록된 도록이 함께
발간됐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우리 간판 문화에 창조적인 자극과 대안을 제시할 것이며,
아름다운 간판 아트워크를 통해 한글 간판은 촌스럽다는 편견을 깨고 한굴이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답고 예술적
가치가 큰 문화유산임을 보여줄 계기가 될 것이다.

 

간판은 단순히 홍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 동네와 거리 풍경을 만드는 일상의 소중한 일부다. 전시회
[간판투성이]는 한 발 더 나아가 간판을 예술과 실험의 대상으로 보고 새로운 간판을 꿈꾼다. 동네의 터줏대감처럼
오래도록 자리잡을 수 있는 간판, 개성 넘치는 다양함 속에서도 그 동네의 색깔이 조화롭게 담겨있는 간판이,
이들이 꿈꾸는 우리의 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