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인형으로 표현한 아이의 일상

 

일러스트레이터 엄마. 편집 디자이너 아빠
초등생 아들 재민이의 재잘거림 책으로 엮어

 

아이는 부모에게 예상치 못한 기쁨과 놀라움을 준다. 집에서건 밖에서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그런 놀라움의 연속이다. 생활에 ?겨 아득히 잊고 있던 백지같은 순수함.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의 엉뚱한 상상. 그러면서도 어른을 부끄럽게 만드는 뜻밖의 성숙함. 이런 것들이 쉴새없는 재잘거림속에서 톡톡 튀어나온다.
그렇게 튀어나오는 것들을 모아 재주많은 어느 엄마 아빠가 갖은 멋을 부려 작품을 만들었다. 바로 ‘우리는 가족이다’(박금준 이정혜 박재민 지음)란 책이다. ‘아이와 함께 쓰는 가족 에세이’란 부제를 달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 박재민. 재민이의 하루하루의 모습을 일러스트레이터인 엄마 이정혜씨가 종이인형으로 표현했다. 투박한 정감을 주는 이 종이인형들은 누구나 가슴깊이 담고 있는 동심의 세계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편집디자이너인 아빠 박금준씨가 혼자 보기 아까운 이 인형들을 아이의 재잘거림과 함께 책에 담았다.
책을 펴면 우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책이라는 느낌이 온다. 그만큼 인형 모양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비오는 날 재민은 금붕어 파는 집을 지나다 어항을 들여다보며 “고기야 고기야 밖에서 놀면 안돼. 밖에는 비 오니까 그냥 물속에서 놀아라”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기분이 든 표정.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어항속에 흘려넣는다. “어헛”하는 주인 아저씨 소리에 찔끔.’
엄마는 이런 재민을 보며 마음속으로 답한다. ‘나도 어렸을 때 그랬던 기억이 있다. 비오는 날이면…풀잎에, 마당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그 튀는 모습에 신기해 하기도 하고… 아예 떨어지는 빗방울을 입으로 받아먹어 보기까지 했던 것 같다..눈이 오건 비가 오건 자연이 부리는 신기한 조화에 괜히 들떠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이를 뽑았어요’, ‘토끼는 뭐 먹고 살까’, ‘여자는 골치아퍼’, ‘엄마 계모야?’, ‘수영천재 나가신다’ 등 28개의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읽다보면 가족의 소중함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책이다. 육공일비상. 1만2,500원

 

임창룡기자

 

이.책.그.사.람 진솔하고 예쁘게 담아낸 가족 에세이《우리는 가족이다》펴낸 박금준씨 가족

가족을 지키는 강력한 연결고리는 관심이다. 특히 아이에게 쏟는 가족의 관심은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강남에서 디자인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금준(38, 남서울대 겸임교수)씨 가족은 서로에 대한 관심을 풀어 가족 에세이 《우리는 가족이다》(육공일 비상)를 펴냈다. “지난해 가족 캘린더를 만들어 친지들과 주위 분들에게 보냈습니다. 연하장으로 생각하고 보냈는데 뜻밖에 관심을 끌게 돼 용기를 내어 아예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족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캘린더가 어느덧 책으로 발전한 셈이다. 하지만 책을 만드는 과정은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가족의 모습을 더욱 진솔하고 예쁘게 담아보자는 생각에 많은 장치를 마련해야 했다.
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자 재민(방배초등교 1년)이는 부쩍 질문이 많아졌다. 이 점에 주의를 기울인 어머니(이정혜, 일러스트레이터)는 아이에게 화답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질문과 화답’에서 한발 더 나아간 어머니는 아이가 질문하는 내용에 걸맞게 인형을 만들어 상황을 재현했다. 지점토를 빚어 한지를 붙이고, 그 위에 색을 칠한 인형을 만들어 상황을 재현했다. 지점토를 빚어 한지를 붙이고, 그 위에 색을 칠한 인형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 동심을 일깨울 수 있도록 이끌었다. 디자인 전문가인 아빠는 그 모든 과정을 책으로 꾸몄다.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일깨우는 것이 가족입니다. 천방지축으로 뛰노는 아이에게 가족의 의미를 심어주는 것은 도덕적인 교훈뿐만 아니라 개성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박씨 부부는 발랄한 성격 때문에 꾸지람을 많이 듣는 아이일수록 관심을 가져주면 좀더 개성 있게 자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이와 함께 가족 에세이 책을 만들기로 한 것도 서로의 관심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글을 쓰고 인형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아이와의 교감을 얻는 시간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디자인회사를 운영하는 박씨가 책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가족이 모두 참여해 글을 쓰고 인형을 만들고, 디자인해 완성하기 까지 일년은 족히 걸렸다.
“첫 작품답게 최대한 기획력을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투자한 게 사실이지만 독특한 기획으로 새로운 형식의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형식으로 책을 꾸민 만큼 제작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책장을 세로로 넘기는
형식부터 낱장을 뜯어 속내용을 읽게 만든 형식이 독특하다. 기존 판형으로 제작하기 어려울 정도의 실험적인 형식을 시도한 도정정신으로 올해 아트북 형식의 책을 12권 정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가족이다》와 같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머지 않아 서점가에 선보일 전망이다.
-오완진 기자

육공일비상, <우리는 가족이다> 발간

육공일비상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박금준씨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독특한 그림책을 발간했다. 스프링 제본으로 고급 다이어리처럼 마무리된 이 책은 박금준씨가 편집디자인을 하고,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재민이의 일상 이야기를, 부인 이정혜씨가 종이 인형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한, 온 가족이 함께 만든 책이다. 천진한 아이의 동심이 가득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색감이 넘쳐나는 투박한 종이인형은 보기만 해도 즐겁고, 가족의 사랑이 묻어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엄마의 생각이 숨어있는 페이지가 두 페이지씩 밀봉되어 있어 뜯어 읽는 재미까지 준다는 것이다. 박금준씨는 작년에는 가족의 일상을 담은 ‘가족 캘린더’를 만들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쓰는 가족 에세이- “우리는 가족이다!”

지난 해에는 같은 제목의 가족 캘린더를 제작했던 박금준씨가 올해는 책을 만들었다. <아이와 함께 쓰는 가족 에세이- “우리는 가족이다!”>는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갖고 에세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엄마가 평소 아이가 하는 얘기와 행동을 유심히 봐두었다가 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빠가 엄마가 만든 작품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묶어냈다. 집 안팎에서 있었던 하나의 사건들을 놓고 아이의 시각에서 느낀 점과 엄마의 시각에서 느낀 점을 바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의 온 가족을 위한 동화다. 또, 맞붙어 있는 책 페이지들을 하나씩 펼쳐가면, 숨어있던 엄마의 마음이 열리면서 생각이 보이게끔 디자인된 독특한 편집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디자이너, 우리 문화의 창조자- 박금준

 

디자이너는 문화의 크리에이터, 커뮤니케이터

문화만큼 다양한 의미를 갖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그 만큼 문화는 복잡하고 인류의 삶과 역사와 함께 진화되어왔다.

민족과 국가의 경계와 언어의 구별 속에서 성장한 문화의 다양성은 개인의 가치만큼 소중하고 인류의 자산으로 높이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로 지구는 정치, 경제, 문화와 정보 교류의 영역에서, 심지어는 기후나 생태학적인

상호관련속에서 이미 하나가 된 세계의 모습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되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지금의 시점에서 전지구적 변혁인 ‘하나의 세계’와 그에 따른 ‘세계문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자기분야의 역할과 차별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활발해지고 정체성의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세계문화에 편입하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디자인 분야에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디자인은 산업사회와 함께 태어나 지역문화보다는 보편적인 세계시장 속에서 발전해왔고 지역의 특수한 문화를

표현하기 보다는 조형이라는 인공적이며 보편적인 미의식에서 출발하였으므로 시장경제체제가 표방하는 ‘하나의 세계’나

‘세계문화’에는 익숙하게 적응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계문화는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각기 다른 문화가 다차원적으로 동시공존하면서 상호작용과 혼합을

하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독자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디자이너는 자신이 속한 문화와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창출하여 인류의 자산으로 생산하여 서로의 것으로 나누며 이해시켜야 하는 세계문화의 생산자이면서

커뮤니케이터가 된다.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새로운 밀레니엄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의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해주는 디자인 전문직종의 활약은 정보통신, 광고, 인터넷, 출판, 게임, 비디오, 영화, 애니메이션, 제품, 소비재 산업분야에서

눈부시게 활동하게 될 것이며 미래의 유망직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지는 문제,

즉 환경, 기아, 인권, 종교, 지역, 계급, 성, 인종, 자유, 질병, 청소년, 마약, 생활, 스포츠, 취미, 정보, 윤리 등에 대하여

서로 상이한 문화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것이며 이를 실천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세계가 지향하는 가치인 경제논리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의 컬러와 목소리를 소멸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예로 ‘쥬라기공원’ 한편이 현대자동차 몇백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시각이 가지는 단순한 경제논리-

‘문화는 돈이다’라는 식의 – 만으로는 문화의 발전이나 디자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문화가 곧 경제이기도

하지만 문화의 모든 것이 경제로 설명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제 디자이너는 창의성을 통해 자국의 전통과 문화를 세계적인

가치로 확대 생산해야 하는 크리에이터의 역할과 서로 다른 문화간의 상호이해와 교환, 공유하는 커뮤니케이터로서 활동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픽디자이너 박금준씨의 작품은 통일·환경·마약·에이즈등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그는 컴퓨터 부품을 조립하여

공룡이나 물고기를 만들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우리들의 일상을 즐겁게 하였던 종이접기를

조형화하여 전통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SEXIT’ ‘Play Ball’같은 작품들은 유머와 간결한 시각언어로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우리 디자인 전통을 현대화하는데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박금준씨와 문화와 지역의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통해 우리 디자인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우리의 전통문양과 표현기법을 현대화시키는 작업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 우리의

한국성 찾기가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표현방법과 소재만을 단순하게 작품에 접목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전통문양을 이용한다는 것만으로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국적 디자인의 정체성과 가능성- 시대정신으로 현재의 문제를 고민한다.

 

 

박금준 601비상 대표

 

“‘한국적 디자인의 가능성’, 흥미있는 주제인데요. 하지만 제가 이 주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전통과 정신을 연구하여 이를 현대화 시키고 있는 디자이너들도 많은데 저는 너무 현대적이지 않습니까? ”
인터뷰 제의를 받은 박금준 실장이 했던 말이다. 그의 말대로 그의 작품에서는 우리의 전통문양과 표현기법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국제적인 비엔날레와 공모전에서 당당히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박금준 실장은
분명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로 인정받아 가고 있는 디자이너 중의 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헬싱키 국제포스터비엔날레, 멕시코 국제포스터비엔날레, 벨기에 국제정치포스터트리엔날레, 브루노 국제그래픽비엔날레
등에서 10여점의 작품이 우수작으로 선정. <Graphis Poster>지 1997년 Annual에 3점, 1998년 Annual에 1점 수록. 클리오,
뉴욕페스티발, 런던국제광고제, 크레스타 국제광고제 수상.
한국적 디자인의 가능성을 그에게서 찾아보는 것이 과연 무리일까?
“제 작품들에서는 한국적인 냄새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들은 통일, 환경, 마약, AIDS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소재보다는 현재의 상황과 표현기법 등이 작품에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문 뒤에 갇혀있는 아이를 통해 분단의 아픔을 표현한 “The Exit”, 농구단의 코치보드와 콘돔을 이용하여
AIDS예방을 홍보한 Play Ball”, 산업화를 상징하는 선, 금속 등으로 환경파괴의 경각심을 강조한 ‘Still Got The Greens’
등 그의 작품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배어나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통문양과 표현기법 등을 연구하고 작품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한국적이지 않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가 추구하는 한국적인 디자인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것을 전세계인들이 공감하는 것이다. 그의 뿌리는 한국이며,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한국인의 정서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하다보면
우리의 정서와 전통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현재의 문제를 주제로 삼더라도 과거가 전제되기 때문입니다.”
박금준 실장은 우리의 전통문양과 표현기법을 현대화시키는 작업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한국성 찾기가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표현방법과 소재만을 단순하게 작품에
접목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전통문양을 이용한다는 것만으로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얼마 전부터 동양화의 필치에 매료되어 작품에 접목시켜보고 있는데, 깊이와 향이 느껴져 동양화와 디자인의 접목은
앞으로도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라고 덧붙인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적인 포스터비엔날레가 준비되는 등 포스터 관련 행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성공적인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획이 뒷받침되어야할 것 이라고 지적한다.
외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포스터전의 경우 보통 출품에서부터 전시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다보니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도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이고 진지하게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자신도 요즘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작품활동을 못하고 있어 반성중이라고.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후쿠다 시게오는 문화교류의 손쉬운
방법 중의 하나가 포스터라고 했는데, 저도 이에 공감합니다. 포스터를 통해 범세계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포스터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디자인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통일을 주제로 한 포스터에는 많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박 실장은 설명한다. 박금준 실장은 최근 덴마크의 포스터 전용 박물관인 단스크 프라카트 박물관이 기획하고 있는
포스터전에 초대를 받았다.
오는 4월24일부터 한 달 동안 전 세계 디자이너의 600여 작품이 전시되는 이번 포스터전에서 그는 세계의 모든 이들과
범세계적인 교류를 할 것이다.

 

취재/성진수(본지 객원기자)

“개구쟁이 아이 모습 인형에 담았어요” ‘우리는 가족이다’ 펴낸 박금준씨네

 

쉴새없이 말썽을 부리지만 한없이 사랑스런 아이. 손재주 많은 엄마는 그 아이가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아이의 표정을 닮은 종이찰흙인형을 만들고 메모를 써놓았다. 어느날 편집 디자인 일을 하는 아버지가 그걸

보고 책으로 엮었다.

요즘 서점에서 ‘예쁜 책’으로 사랑받고 있는 ‘우리는 가족이다!'(육공일비상)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 책은

홍익대 미대 시각디자인학과 동창으로 1989년 결혼한 박금준씨(37)와 이정혜씨(34)의 공동작품.

이책의 주인공 재민(8, 방배초등학교 2년)이는 요즘 너무나 바쁘다. “책이 유명해지면 사인해 달라는 사람이

많겠지요. 지금 연습하고 있어요.” 프리랜서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엄마 이씨의 말.

“아이에게 소홀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아이를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었어요.”

아이에게 추억이 될 만한 사건을 소재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젖니를 뺄 때 무섭다고 앙앙거리는 모습,

꼬마우산을 사다줬을 때 좋아하는 모습, 동물원에 가서 원숭이를 처음 보고 놀라는 모습 등 28개를 완성했다.

크리에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박씨는 아내의 사랑이 담뿍 담긴 글과 인형을 책으로 만들면서 조금 재주를 부렸다.

아이의 생각을 먼저 쓰고, 아내 생각은 다음 페이지에 담으면서 페이지를 봉해놓아 한장한장 뜯어가며 읽는 재미를

더했다. “가족이야말로 지치고 힘든 때 위안이 되는 울타리 같은 존재지요. 가족들이 힘을 모아 엮은 따뜻한

이 책이 여러 가족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만든 재민이네 가족의 소망이다.

 

김혜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