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금준(601비상크리에이티브 디렉터)“테마가 요구하는 표현수단을 찾아라”

그라피스 포스터 애뉴얼1999에 선정된 소감은 개인적으로는 다른 어떤 수상보다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내 작품을 세계 각국에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매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3년 연속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뿌듯하다. 특히 올해의 경우엔<GRAPHICS>지에 에디터인 April Heck에게 못해 <GRAPHIS 99>편집이 거의 끝난 시점에 작품을 보내게 되었는데 97년 애뉴얼에 실린3점의 포스터와 98년도 작품에 호감을 가진 April Heck의 배려로 심사와 편집을 다시 거치는 극히 이례적인 과정이 있었다고 들었다.

어떤 디자인 접근 방식이 그라피스 포스터 애뉴얼에서 연속으로 수상할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하는가
스타일은 취급하는 테마에 의해서 변화되며, 테마가 요구하는 것으로부터 표현수단은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또 스타일 속에, 테마나 표현수단 그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서 나름대로의 색깔을 돌출시키게 하는 것이 바로 개인의 역량이요, 크리에이티브라고 본다.
나의 작업은 표현의 획일화를 경계하며, 작품마다의 개성과 조형성을 찾고자 노력한다. 또한 명료한 컨셉트와 정직한 디자인을 위해 고민한다. 여기에다가 절제된 감정표현과 함축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카피를 통해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려는 노력들이 계속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들로 작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멕시코 국제포스터비엔날레, 부르노 국제그라픽비엔날레, 몬스(벨기에)국제정치 포스터트리엔날레, 헬싱키 국제포스터비엔날레 등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하셨는데 수상경험 혹은 경력이 디자이너로서 이점이 되었는가
화려한 경력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로 끊임없이 내 자신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확인하고, 확장하고, 더 큰 생각을 만들어가는 자극이 되는 게 아닐까. 해외수상을 계기로 세계포스터작가전(1994.4.24-5.24)에 초대되어 내 부스가 설치되었으며, 덴마크 단스크 플라캇 박물관에 내 포스터 작품들이 영구 소장되기도 했다. 여러 기회들을 통해 세계 디자인의 흐름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그들의 동료로서 인정받으며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라피스 포스터 애뉴얼등 그래픽 디자인 분야의 공모전에 출품을 원하는 학생들이나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 조언이 있다면
해외에 작품을 내보내면 결과를 얻기까지 1년 정도를 기다리게 된다. 그 1년 동안은 기다림의 기쁨이 있고 신나는 상상이 있다. 어제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 뭔가 좋은 일을 기대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닌가? 자꾸 도전하고 또 실패하고, 그 원인을 찾아보면서 스스로 커가는 걸 느끼고… 이렇게 “즐기자”. 공모전에서의 수상을 하나의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자기혁신의 기회로 삼자. 흉내내기가 아닌 자기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해두면 어떨까? 인터뷰/진계영 객원 기자

낮게 날으려는 디자이너들의 이유있는 외침 低空飛行

인사동에 위치한 [대안공간. 풀]에서는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작품에 손대시오”- 低空飛行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가졌다. 디자인회사 I&Idml 이사로 있는 권혁수씨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 유수의 디자인 회사인 601비상, Baf, I&I, 안그라픽스, 윤디자인연구소 등과 함께 백종열, 안상수, 강홍구, 고승욱, 홍지연 등 유명 디자이너와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회와 함께 공개토론회를 병행해 진행한 이번 전시회는 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런 느낌을 충족시켜주듯 전시회장에서는 여느 미술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디자인은 낮게 떠 있는 모든 것이기에 세상의 악으로 단정지어지는 소음과 매연, 유혹과 욕망, 비상과 추락이 너무 가깝고 그렇기에 늘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다는 뜻에서 ‘저공비행’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회는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의 참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는 왜 낮게 나는가?’라는 제목으로 6월 26일(토) 오후 2시에 가진 공개토론회에서는 낮게 떠 있는 모든 것들의 디자인 문제와 예술적 대한에 관해 디자인 평론가 최범, 문화비평가 백지숙, 디자인 디렉터 권혁수 씨를 비롯해 전시참여 디자이너와 작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예술 형식에 대한 자각으로부터 시작된 디자인 시대, 이렇게 간단한 명제로 시작된 디자인이지만 사회의 옷을 덧 입어가면서 그 목적과 의미가 계속적으로 변화했다. 따라서 디자인은 이중성을 갖게 되었고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의 이중적 면을 부정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거기에 따를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디자인의 목적과 존재방식을 이부 변화시켰을 때 과연 디자인은 이데올로기를 획득할 수 있을까?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 그 정답은 디자이너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적혀있는 각자의 정답을 꺼내 의견을 공유하고자 했던 “작품에 손대시오”- 低空飛行은 그런 면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디자이너들이 약간은 권위적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작품을 공개했던 것들에 반해 이번 전시회는 관람자들이 작품을 보는데만 그치지 않고 손으로 만지며 직접 느낌으로 디자인에 대해 좀더 가까이 다가서라고 외치고 있다.

2000캘린더 디자인전

 

회화의 예술성과 디자인의 생활감각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한 ‘달력의 미학’을 만나보자. ‘생활 속의 미술-2000캘린더 디자인전’.
디자인 기획사들과 공동 기획한 이 전시에는 김환기, 장욱진 등 유명 작가뿐 아니라 배병우, 민병헌, 김진이 등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이 작품이 쓰인 다양한 달력 50여종이 소개된다. 기업 홍보용으로 쓰였던 예전의 단순한 디자인이 시각 이미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변화돼 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25일까지 가나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