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보는 재미 – 601비상의 ‘캘린더는 문화다’

읽는 재미+보는 재미 – 601비상의 ‘캘린더는 문화다’

 

집이건 사무실이건, 또는 사람이 두셋만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하면 어디든 걸려 있는 것이 바로 캘린더이다. 그만큼 캘린더라는 물건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생활의 일부’라는 말 자체에서 이미 우리는 캘린더가 가지고 있는 사회성 내지는 문화성의 일말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어떤 의도된 메시지의 전달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메시지 전달의 기능을 어떻게 훌륭히 수행할 수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본보기를 보여주는 책이다. ­ 추천사 중에서 (권명광/홍익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서기력이 시작된 이후 이미 2000년을 살아온 우리에게 일년 내낸 항상 곁에 두고 보아야 하는 캘린더는 날짜와 요일을 맞추어보는 단순한 ‘날짜표’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공간에 명화를 담으면 명화를 보급하는 문화의 매개체로, 그 공간에 재미있는 그림과 이야기를 담으면 이야기 책을 대신하는 훌륭한 문화 전파매체로 그 기능에 얼마든지 플러스 알파를 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캘린더이다.
601비상(대표 박금준)에서 출판한 ‘캘린더는 문화다’는 기업의 문화를 정립하고 그 이미지를 사회에 전파하는 이미지 메이커로서의 기업 캘린더와 사회 전반의 문화 고급화를 이끄는 중요한 매개체로서의 캘린더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가치를 부각시킴으로써, 단순히 날짜만 보는 달력 이상의 기능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또한 지난 4년간의 많은 화재와 관심을 끌었던 오리온 캘린더의 사례를 통해 처음 기획 단계부터 제작과정을 소개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크리에이티브 캘린더들을 부록에 싣고 있어, 책의 내용을 한층 알차게 해주고 있다.

 

‘캘린더는 문화다’ 해부
-책의 특징 및 컨셉
‘캘린더는 문화다’ 캘린더에 관한 전문 서적이 전무한 현실에서 캘린더에 관한 문화적 가치를 깊이 있게 인지하고 캘린더를 문화의 하나로써 승화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 책은 601비상에서 4년동안 오리온 캘린더를 제작해 오면서 기업 캘린더의 기획과정과 제작과정 그리고 완성단계까지의 스토리를 현장감있는 기록들을 바탕으로 아트북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책 후반부에는 박금준 실장의 ‘문화적 가치로서 기업 캘린더의 역할 및 방향’이라는 논문을 요약한 글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부록으로 ‘Creative Calendar’라는 장을 마련하여 601비상에서 제작한 기발하고 특이한 디자인의 여러가지 캘린더를 보여주고 있어 읽히는 책에다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 책은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해진 그리드가 없다. 물론 북디자인에서 원칙없는 디자인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커다란 하나의 뼈대를 만들고 그 안에서 매 페이지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있다. 최종 결과물과 과정을 담은 스케치, 그리고 폴라로이드를 가지고 또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디자인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책이기 때문에 기록, 이론, 캘린더 사례 이외의 볼거리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출발되었다. 이책의 특징은 디자인 과정에서 매 페이지마다 아이디어 스케치와 폴라로이드 사진, 완성단계까지의 내용을 실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한 캘린더 이미지에 어울리는 재미있고 기발한 카피와 더불어 재료들을 적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은 표지를 2종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캘린더’를 다루는 책의 성격을 부여하고 독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출판목적
이 책은 우리나라 캘린더에 대한 인식을 문화적 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캘린더 전문 사례 및 교재로서의 역할과 캘린더 전문회사로서의 601비상의 홍보 및 포지셔닝을 위해서 기획되었으며 디자인전공 학생, 디자이너, 기업 홍보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표현 컨셉 및 내용
4년동안 지속되어온 오리온 캘린더의 이미지를 반영시키면서 기존의 사례집(이론서)의 딱딱함을 편안하고 따뜻하면서도 개성있게 풀어내는 것이 주 표현 컨셉이었다. 책 내용이 오리온 캘린더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오리온 캘린더를 알거나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장감있는 아이디어 스케치 및 시행착오 이미지 등을 보여주는 등 캘린더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재미와 호감을 주어 캘린더의 소장가치와 퀄리티를 만족시켰으며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동안 제작되었던 오리온 캘린더를 수록하여 오리온 캘린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또한 캘린더 전문서적을 접하지 못했던 소구대상에게 접근 방법에서부터 제작과정까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논문을 요약 삽입하여 문화적 가치로서 캘린더의 역할을 나타내고 있다.

 

– 표지
표지는 앤디 워홀의 복제 예술 이미지를 반영하여 책의 내용과 느낌에 잘 부합되도록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과 이미지 컬러를 살려 제작했다. 특히 컬러는 수많은 책이 진열된 서점에서 주목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세심하게 고려했다. 표지를 오렌지와 다크블루 등 2종의 컬러로 제작하여 캘린더를 욕구나 취향에 의해 선택하듯이 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돋보이는 점이다.

 

책으로 직접 보여주는 601비상의 노하우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그 컬러의 화려함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꽤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서 만든 책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통 별색을 사용하면 제작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표지에 한 가지 정도의 별색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이 책에서는 표지에 2도 내지에 8도 총 10도의 별색이 사용되었다. 아마 국내에서는 이렇게나 많은 별색이 사용된 책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서도 이러한 책을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601비상만의 인쇄 노하우가 있었다. C,M,Y,K 이 4가지의 색을 사용하여 별색처럼 보이는 컬러를 만들어 사용하는 트릭이 아니라 치밀하고 체계적인 계획으로 10도라는 별색의 사용과 인쇄비 절감의 두 가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책 전체를 보면 별색 10도가 사용되었는데 책 전체 대수의 한 쪽은 4도인쇄를 반대쪽은 별색 인쇄를 했다. 즉 페이지 배열시 4도 인쇄될 페이지와 별색 인쇄될 페이지를 정하여 배열하고 그에 따른 컬러와 분위기를 맞추었다. 그리고 각 대수별로 별색을 달리하여 인쇄했다. 그리고 제본시 별색 페이지와 4도 페이지가 사이사이 끼워져 책 전체가 별색으로 인쇄된 느낌을 주었다. 이는 인쇄소와의 긴밀한 협조나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책 후반부의 논문 부분에는 무광블랙을 사용했다. 보통 흔히 블랙으로 사용하는 유광블랙에 비하면 훨씬 고급스럽고 은은한 냄새가 난다. 또 하나 책의 내지 중에는 사방으로 7mm의 흰 테두리가 둘러져 있는 페이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디자인은 자칫 잘못하면 접지 후 컷팅시 종이가 잘려나가 테두리의 두께가 달라질 수도 있어 보기가 흉하게 된다. 왜냐하면 책에 사용된 170g/m이라는 두꺼운 내지두께로 인하여 접지하면 안쪽의 페이지는 밖의 페이지보다 밀려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컷팅을 하게되면 바깥쪽의 종이보다 안쪽의 종이가 더 많이 잘려나가게 된다. 그러면 애써 디자인한 의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안하느니만 못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일정한 두께의 테두리는 인쇄시 많은 주의를 요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접지전 16페이지를 8페이지로 컷팅한 후 접지하는 것이었다. 이것 역시 손이 한 번 더 가는 과정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실험이자 새로운 방법에 대한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601비상에서는 최종 아웃풋까지 미리 철저히 생각하고 계획한 디자인으로 이러한 시도들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작업후기
책 속에서 4년동안의 작업과 진행과정을 그대로 재현해야 했기에 ‘기록’에 대한 가치를 새삼 느꼈다고 한다. 박금준 실장은 ‘캘린더는 문화다는 기록을 지속적으로 보관하는 습관이 만들어낸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광고주와 기획자, 기획자와 일러스트레이터, 기획자와 카피라이터, 기획자와 디자이너간에 커뮤니케이션했던 작업 노트, 스케치 페이퍼, 팩스 용지들…어쩌면 쓰레기처럼 보일 수 있는 이러한 자료들은 이 책을 만드는 동기가 되었고, 이 책을 완성시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책에 얽힌 뒷 이야기
하나, 한달 남짓이라는 짧은 제작기간 동안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여러 번의 새벽을 밝혀야 했다. 그러는 동안 책 표지가 바뀌고 인쇄도 다시 하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 모두 좀 더 좋은 책을 만들고자 벌어진 해프닝이지만 그 때는 모두들 얼마나 아찔하고 그 동안의 수고가 아까웠을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표지가 먼저 만들어졌고 각종 디자인 월간지에 관련 기사가 보도되었다. 그러나 책이 그 모양을 갖추어 갈 무렵 내용과 표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고 과감하게 미련을 버리고 표지를 바꾸기로 했다. 이미 기사화된 것을 뒤엎는 일은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두울, 이 글을 읽는 독자, 오리온 캘린더를 보는 사람들, 그리고 ‘캘린더는 문화다’라는 책을 읽는 독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저런 ‘고물’들을 수집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할 것이다. 기자 역시 이러한 물건들이 어디서 나온 것들인지 궁금했다. 혹시 컴퓨터에서의 약간의 눈속임이 가미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과 함께…그러나 캘린더 제작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직접 손으로 제작된 것들이라고 한다. 이것들을 제작하기 위해 각종 고물들을 수집, 분해, 조립하고 페인팅한 후 디테일을 주었다. 이러한 재료들을 구하기 위해 서울 근교 고물상, 황학동, 인사동, 양평 고물상, 심지어 난지도까지 안 뒤진 곳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박금준 실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물건인 오래된 타이프라이터는 산산이 분해되어 지금은 오리온 캘린더의 한 작품으로 찾아볼 수 있다. 세엣,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몇 가지의 개인적인 글귀들을 접할 수 있다. 책에 수록된 아이디어 스케치나 일정표들을 주의깊게 읽다보면 작업에 대한 느낌이나 누군가의 핸드폰 번호까지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이러한 것들을 삭제하고 인쇄할 수도 있었지만 자연스러움과 그 대 그때 의 생생한 분위기가 독자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냥 진행했다고 한다.

 

숫자만 세던 캘린더가 이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캘린더는 문화다’는 볼수록 읽을수록 재미난 책이다. 내용면에서는 캘린더를 하나의 문화적 가치로서 인정하고 그 제작과정을 알려주는 이론서이며 제작면에서는 치밀한 계획성을 보여주는 디자인과 인쇄 노하우의 산물이다. 앞으로 601비상의 오리온 캘린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 작업이 그들에게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도전이자 실험이라고 한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십 년이상 같은 캘린더를 이끌어 나가며 기업 이미지와 특성을 잘 살린 캘린더를 많이 찾아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는 캘린더를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박금준 실장은 오리온 광고주의 꾸준한 지원이 무척 고맙기만 하다. 책에 사용된 별색을 지면에 그대로 살리지 못하는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자. 기사에서 살리지 못한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남겨둔 것이라고.

 
취재,글/ 이미영 기자

성장기업디자인서 기획·제작까지 서비스 601비상, 프로모션 특화된 다자인 전문社 추구

 

대부문의 디자인 회사들은 클라이언트가 제공하는 아이디어에 맞춰 디자인 개발만을 전담하는 경우가 많고 프로모션이나 마케팅 부문에 직접 관여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601비상(대표 박금준)은 클라이언트 기업의 마케팅팀과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기획, 디자인 제작까지 전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차별화되고 있다.601비상은
그동안 SK텔레콤의 캘린더 제작, SK이리듐 DM제작, 삼성정밀화학 팩트북 제작 등의 굵직한 업무들을 진행하며 역량을 닦아왔다. 지난해에는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과
산자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디자인 경영대상」의 기획과 디자인을 전담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오리온 프레토레이가 만드는 스넥류
과자의 판촉 프로모션으로 다가오는 어린이날을 겨냥, 각종 판촉물과 기획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601비상은 디자이너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클라이언트보다 앞서가야 한다고 판단, 「선제안 형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오기전에 미리
디자인과 기획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다.
박금준 사장은 『디자인 회사는 많지만 프로모션 쪽으로 특화된 디자인 전문회사는 드물다』며 『단순한 디자인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 제품 제작에까지
뛰어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朴사장은 홍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쌍용그룹 홍보실 디자이너와 제일기획에서 아트디렉터로 10년간 활동한 전문 디자이너다. 지난 98년 정종인, 김한 씨와
의기투합해 601비상을 설립했다.
601비상에는 최근 경사가 났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제 19회 부르노 국제그래픽디자인 비엔날레 2000」의 디자인서적 부문에 5점의 작품을 출품,
모두 우수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정된 작품은 「601아트북」,「우리는 가족이다」,「노란책-유희공간」,「대한민국 디자인 경영대상」,
「거손 브로슈어」등 독특한 형태의 디자인 서적이다.
한편 朴사장은 올해 자체브랜드와 디자인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때문에 대기업등 매출비중이 큰 클라이언트의 업무를 과감히 정리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억원.
올해목표는 20억원이다.

 

류해미 기자

 

디자인비엔날레 수상601비상

 

그래픽디자인 업체인 601비상(대표 박금준)이 제19회 부르노 국제그래픽디자인 비엔날레에 서적디자인 작품 다섯 개가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부르노 국제그래픽디자인 비엔날레는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40년 역사의 전시회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601비상이
출품한 책은 ‘대한민국 디자인 경영대상도록’ ‘601아트북’ ‘우리는 가족이다’ ‘노란책-유희공간’ ‘거손 브로셔’등이다.
비엔날레에 선정된 작품은 월 21일부터 9월 24일 까지 비엔날레 전시장인 체코 모라비언 갤러리(Moravian Gallery)에 전시되고 수상집에 실린다.
박금준 사장은 “98년에도 포스터 2점 선정된 데 이어 또 다시 5개 작품이나 우수작으로 평가받아 기쁘다”며 “전통 있는그래픽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이같이 많은 작품이 한 번에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는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조소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