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601 뒷마당에서 먹고 자고 가끔씩 사무실도 지키는‘보리’입니다.
업둥이*라 뉘집딸인 줄도 모릅니다.
잘먹고 잘놀고 잘 용변보고 601식구들 잘따르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녀석입니다.

 

업둥이*
업―둥이[―뚱―][명사] [업처럼 들어온 아이라는 뜻으로] 자기 집 문 앞에 버려져 있거나 우연히 얻거나 하여 기르는 아이.

스승의 날

 

박금준대표님의 제자에서 601로 합류한 일부 601패밀리가 조촐한 스승의날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출출한 오후 4시에 시작해서인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답니다.
스승의노래를 부를 때 박금분대표님은 다소 쑥스러워하시더군요.

계속 좋은 강의로 제자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2002년 5월 15일 스승의날. 진심으로 감축드립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고집불통’ 아트디렉터 – 박금준

 

“우리는 고객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601비상은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회사지만, 업계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로 통한다. 영업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회사, 독자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이 회사는 최근 뉴욕 아트디렉터즈 클럽에서 골드메달을 받으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601비상의 박금준 대표는 전화를 받을 때 컴퓨터로 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얼마 전에도 여느 때처럼 전화통화를 하면서 손으로는 메일 프로그램을 띄우고 있었다. 그런데 새로 도착한 메일 중 하나가 뭔가 심상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박대표는 통화중인 것도 잊고 정종인 실장을 급히 불렀다. “정실장, 이리 와봐. 이거 큰일 났어!” 메일은 뉴욕 아트디렉터즈클럽(ADC)으로부터 온 것이었는데, 601비상에서 출품한 아트북 <2note:시간.공간>이 골드메달에 선정되었다는 통보였다. 세계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고 있는 뉴욕ADC는 매년 수만 점의 작품 중에서 수상작을 결정하는데, 601비상의 작품을 최고의 상인 골드메달로 선정한 것이었다. 이번 수상은 국내 최초이며 한국 디자인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라 할 수 있다. 수상 작품은 ADC 갤러리 전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갤러리와 학교들을 돌며 순회 전시를 하게 되며, 수상자는 ADC 사이트와 세계 각지의 광고매체를 통해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된다. 이처럼 디자인 하는 사람에게 이 상이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한 것이다.

박대표는 이미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일본의 도야마 국제 포스터 트리엔날레를 비롯해서 체코, 모스크바, 슬로바키아, 멕시코, 핀란드, 벨기에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최된 포스터 비엔날레에서 선정됐으며, 각종 국제 광고상도 수상했다. 이처럼 국제대회에서의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지만 뉴욕 ADC만은 통과하지 못했다. 제일기획에 근무할 때 한 번 도전해본 적이 있었는데,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좀처럼 떨어져 본 적이 없는 그가 유독 뉴욕 ADC에서는 전혀 입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큰 기대하지 않고 출품해본 것이지 골드메달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어서 기쁨은 더 컸다.
박대표의 작품은 국제적인 디자인 전문지 <그라피스 포스터 애뉴얼>에 4년 연속 게재되기도 했다. 한번은 이미 편집이 거의 끝난 상태였는데 뒤늦게 도착한 박대표의 작품을 보고는 다시 편집하여 작품을 실어 줄 정도로 박대표의 작품은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박대표의 작품 80여점(중복된 수)이 해외에서 수상, 선정되었거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또 동양제과 캘린더디자인 중 여섯 점이 고등학교 미술교과서 2종류에 실려 있다.

 
지난 2000년 디자인 전문지 <월간 그래픽 디자인>에서 재미있는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디자이너들로부터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에 대한 조사를 한 것이다. 결과는 놀랍게도, 설립된지 3년도 채 안된 601비상이 1위로 나타났다. 국내 최고의 광고대행사로 인정받는 제일기획은 2위로 밀려났다. 인지도, 연륜, 규모에 있어서 제일기획과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될 것 같은 이 조그만 회사가 많은 디자이너들로부터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부에서 보기에 ‘우리는 남의 일만 죽어라고 하는데 저 회사는 뭔가 다르다. 자기들만의 책도 만들어내는데 결과도 좋고 해외에서 수상도 많이 하고, 참 잘 사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조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제일기획을 제친 것은 우리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힘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들의 인기도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자사 사이트(www.601bisang.com )에 낸 채용광고에 많은 지원자가 몰려, 단 한명을 뽑는 데 무려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채용이 끝났다고 공지했지만 입사문의는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601비상이 하는 활동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디자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사의 독특한 제작물을 만드는 것이다. 대고객 업무는 편집 디자인, 캘린더, 프로모션 디자인, CI 등 다양한 작업을 포함한다.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그 동안 삼성, 현대, LG, SK 등 많은 대기업과 계열사들을 비롯해 경희대학교,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 등 규모 있는 회사나 조직의 일을 수주해왔다.
디자인 비용이 다른 회사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이 회사를 꾸준히 찾고 있다. 그만큼 이 회사가 담아내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제과의 캘린더에는 주변에서 버려지는 폐품을 활용해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인데, 지금까지 5년 동안 계속 제작을 담당해왔다.

이 601비상의 또 다른 활동은 아트북, 다이어리, 캘린더 등을 자체 브랜드로 제작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책(아트북)이다. 그 첫 작품은 <우리는 가족이다>라는 가족에세이집. 이 작품은 원래 책이 아니라 캘린더로 기획되었다. 일 욕심 때문에 가족을 비롯해 주위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직접 만든 달력으로 대신하고자 했었는데 이 캘린더를 받아 본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내용을 보완하여 책으로 엮게 된 것이다.
이 외에 <601아트북><캘린더는 문화다><표정 에세이>< 내 삶의 쉼표> 그리고 뉴욕 ADC골드메달을 수상한 <2note:시간. 공간>에 이르기까지 총 여섯 권의 책을 발간했다. 각 책들은 항상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별색 10도를 사용하여 실험적인 인쇄방법을 채택하기도 하고, 파본처럼 보이게 처리하기도 한다. 어떤 것은 페이지를 붙여놓아 일일이 뜯어야 읽어 볼 수 있게 하기도 했다. 포장도 별나다. 어떤 것은 고무줄로 묶여 있기도 하고, 비닐포장이 씌워져 있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서점측에서는 관리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그래도 이 책들을 찾는 독자가 꾸준히 있으니 갖다놓지 않을 수가 없다.

아트북을 만드는 이유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601비상이라는 회사의 브랜드 색깔을 갖기 위한 것이다. 초판이 다 팔려도 겨우 원가를 맞출 수 있으니 적자운영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2000년도부터는 적자를 벗어나 점차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책은 매년 추가되고, 한 번 나온 책은 꾸준히 팔리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느덧 601아트북 매니아도 생겨났다. 601비상에서 만들었다면 그냥 사는 독자들이다. 더구나 <2note:시간. 공간>이 큰상을 수상하였으니, 601비상의 아트북 사업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601비상이 어떤 회사인지 표현하는데 있어 ‘크리에이티브’를 빼놓을 수 없고, 어쩌면 이 한 단어만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교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도 601비상의 크리에이티브가 제대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대교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구재(어린이들의 지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읽거나 만져볼 수 있는 교재가 포함된 교육컨텐츠)를 개발할 업체를 선정하고 있었다. 601비상까지 총 네 개 업체가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했다. 그런데 상황은 601비상에게 매우 불리했다. 네 개의 회사 중 두 곳은 유아물을 제작한 경험이 있었고, 601비상은 그 반대였다. 게다가 601비상의 견적은 대교가 책정한 예산보다 훨씬 더 높았다. 누가 봐도 안 될 게 뻔했다. 그러나 대교는 최종적으로 601비상에 작업을 맡겼다. 601비상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4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포함한 순수 디자인료가 무려 4억 3000만원에 달하는 대형 작업이다.

창의적인 작업을 내는 디자인 회사일수록 고집이 세다. 그만큼 디자이너의 의지가 강한 것이다. 박대표는 “우리는 고객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고객의 의견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수용하지만, 자사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되면 어떻게든 그 방향으로 몰고 나간다. 고객이 OK할 때까지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기에 OK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601비상의 스타일은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른 회사들이 만든 제작물을 보면, 어느 회사가 만든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제작물을 만들려고 했고, 외부에서도 이를 많이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

작년 어느 날 저녁 서울시의 한 팀장이 601비상을 급히 찾아온 적이 있었다. 얘기인즉, 서울시에서 세계경제자문단 총회를 개최하는데, 이벤트그래픽을 담당할 디자인 회사를 선정하는데 너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하다 601비상을 찾았다고 하면서, 다음 날 아침까지 기획안을 보여달라고 했다. 박대표가 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못합니다.” “너무 급해서 그럽니다. 좀 도와주십시오.” 하도 다급해하는 터라 밤 세워 기획안을 만들었다. 팀장과 부시장은 마음에 들어 했지만, 막상 시장은 ‘다시 해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대표 판단에 그 방향으로 가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시장의 요구사항을 완전히 배제하고 새로운 기획안을 제시했다. 결국 시장은 새로운 기획안중 하나를 선택 했고, 행사는 잘 치러졌다. “고객의 요구에 대해 그냥 ‘예, 알겠습니다” 라고 하면 끌려다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굳이 그 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프로젝트를 하면, 숨기고 싶은 제작물을 만들게 됩니다.”

박대표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작업물에 대해서는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고객측에서 ‘좋다’고 해도,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곧바로 기획안을 들고 고객을 찾아가서 ‘이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추천한다.
워커힐 호텔의 애스턴하우스 브로셔를 제작했을 때이다. 이미 납품된 브로슈어의 패키지를 확인해보니 패키지의 구조가 엉망이었다. 직원의 얘기에 따르면, 호텔측에서 별 불만이 없어서 그대로 납품했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한 박대표는 새로 작업하도록 했고, 몇백만원을 들여 다시 제작한 패키지를 들고 갔다. 그런데 호텔측이 ’이전에 했던 것이 더 낫다’는 말로 일축하여, 결국 새로 제작한 패키지는 회사 창고에 처박히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박대표는 자신의 판단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티브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대표는 크리에이티브를 제한하는 것을 일절 허락하지 않는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하면서 시도한 수많은 스케치 같은 관련 자료들을 고스란히 모아, 소중히 간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박대표는 최종결과물에 대한 기획서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버린다. “그런 게 쌓이면 나중에 내가 힘이 없을 때 거기에 의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발상은 하지 않고 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작업하면서 했던 스케치는 모두 버리고 있습니다.” 이미 생성된 아이디어를 버림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가 채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소한 물건은 잘 모아 두는 습성이 있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주운 것이나, 예전에 썼던 스티커, 도장 따위 자질구레한 물건에는 유난히 집착한다. 심지어 잉크가 번지거나 잘못 인쇄된 출력물도 일일이 수집한다. 그런 것들은 정말 ‘지독하게’ 버리기 힘들다고 한다. 이런 사소한 물건들은 박대표가 새로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창의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박대표는 항상 이전에 없었던 것,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데, 그가 아이디어를 얻는 대상은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사소한 사물들일 경우가 많다. 박대표는 어디를 가도 마치 카메라로 사물을 관찰하듯이 세심하게 관찰한다. 한번은 일요일에 맥주를 마시면서 TV로 농구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경기 중에 작전타임이 되어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략을 지시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때 문득 박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작전보드였다. 당시 박대표는 에이즈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었는데, 작전보드에 그려진 농구대 그림이 남성 심볼을 상징하는데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 다음날 박대표는 수원의 삼성농구단에 찾아가 작전보드를 빌려 에이즈 포스터를 제작하는데 사용했다.

 
박대표는 5년 주기설을 믿는다고 했다. 한 군데에서 5년 이상 머무르면 안주하게 되고 나태해진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이었던 대기업 홍보실(쌍용그룹)에 입사하고도 그는 5년을 넘기지 않았고, 많은 디자이너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제일기획에서도 5년을 넘기지 않았다. 5년 주기설은 어떻게든 안주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박대표의 노력을 반영한다. 매년 자신만의 작품을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만들어 온 것도, 안주하지 않기 위해서다. 예전에 그가 자기 작품에 돈을 들이는 것을 보고 일부 직장동료들은 ‘그런데 돈을 들일 바에는 차를 바꾸거나 더 좋은 집을 구하겠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결과, 오늘날 디자이너들이 제일 일하고 싶어하는 601비상이 태어날 수 있었고, 세계 최고 권위의 ADC골드 메달까지 수상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601비상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다. ‘시각디자인’이란 키워드로는 국내최초라고 담당자가 알려주었다. 처음이 늘 그렇듯이 어렵게 진행되었지만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일에 매달리는 전담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고객의 디자인 서비스 업무만 하다 보면 브랜드를 만드는데 소홀해 집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매출을 올리는 일만 하다보면 현실적으로는 이익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를 서서히 갉아먹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01비상은 회사 초기에는 경쟁 프리젠테이션에도 참여해서 수주율이 무려 100%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경쟁 프리젠테이션에 거의 뛰어들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일을 수주해도 고객사측 사정으로 일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프리젠테이션 성격상 시간낭비가 심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의 클라이언트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은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구나 고객을 찾아 영업하는 일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일을 수주하는 것일까.
“우리는 크리에이티브에 최선을 다합니다.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최대의 위기감을 느낍니다. 어떤 때는 작업하다가 피로가 겹쳐서 깜빡 정신을 잃기도 합니다.” 이제는 고객들이 알아서 홍대 근처 골목에 있는 조그만 회사를 물어물어 찾아 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하지 못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601비상이 해내기 때문이다.
어떤 고객은, 추천을 받으려고 몇 군데 전화를 했더니 다들 이 회사를 추천해서 찾아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601비상의 크리에이티브한 작업과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자세는 서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주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한순간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자리를 박차고 더 높이 ‘비상(飛上)’함으로써 601비상의 가치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있고, 과연 얼마나 높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글.조원기

601601601601601 – 육공일비상 대표 박금준

 

601601601601601 – 육공일비상 대표 박금준
김중혁 기자 (vonnegut@libro.co.kr)

‘육공일비상’이라는 출판사가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출판사는 아니다.
디자인 작업과 디자인 연구소, 도서 출판을 모두 겸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름이 영 생뚱맞다.
육공일비상이라, 어떤 의미인지 알 듯 모를 듯 하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전화번호
601을 눌러주세요”라는 뜻일 것 같기도 하고 그저 모호한 ‘암호’같기도 하다.
그런데 ‘육공일비상’의 대표 박금준씨가 밝힌 ‘회사명칭의 의미’는 너무 간단한 것이었다.
육공일이 도대체 무슨 뜻이냐
“처음에 ‘육공일비상’이란 회사명을 보고는 말들이 많았죠. 육공일이 《어린왕자》에 나오는
혹성 이름 아니냐? 는 질문도 있었고 601호실에서 시작했느냐, 리바이스 다음 모델이
601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런데 간단해요. 6월 1일날 창립모의를 했거든요.
그리고 세 사람으로 시작했는데 셋의 이니셜을 알파벳 십진법으로 대입하면 무슨 숫자가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A는 1, B는 2, 이런 식으로요. 그렇게 했더니 601이 나오는 거예요.
아, 601은 운명의 숫자구나 생각했죠.”
뭐랄까, 정상적인 사고방식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였던 날짜를 회사명으로 한 것도 그렇지만
영문 이니셜을 숫자에 대입해 볼 생각을 한 것도 그렇다. 그리고 박금준씨의 팔을 봤더니
시계가 반대로 채워져 있다. 역시 정상이 아니다. 육공일비상이 펴낸 책을 볼 때도
거의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책들은 모두 엉뚱하고 불편하다. 심지어 ‘이거 책 맞어?’ 싶은 것들까지 있다.
얼마 전 ‘육공일비상’은 큰 경사를 맞았다. 최근 펴낸 책 《2 NOTE- 시간 공간》이
‘뉴욕 아트 디렉터즈 클럽’에서 수여하는 Annual Award 골드메달을 받은 것이다.
한국의 디자인 수준을 세계에 과시한 ‘사건’이었다. 그야말로 육공일이 디자인계에
‘비상’을 건 것이다. 하지만 육공일비상과 박금준씨의 이력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오래 전부터 박금준씨의 작업은 ‘몬스국제정치포스터트리엔날레’나 ‘부르노국제그래픽디자인비엔날레’등
많은 국제디자인전에 선정되며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상태였다.
“해외에 진출한다거나 그런 거창한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에요. 과연 내 작품이
어느 정도 수준일까, 그런 생각에서 해외출품을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러다보니 꽤 오랫동안
여러 곳에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가지게 된 겁니다. 상도 타고요. 나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기회인 거죠.
이번 《2NOTE》의 경우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서 더욱 뜻깊은 작업이었어요.
이화여대 오병권 교수의 ‘낙서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과 현대무용가 안은미씨, 화가 신동헌씨 등
1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죠. 사진만 해도 5천 컷 중에서 1천 7백여 컷을 선발했고
그걸 다시 117가지 프로젝트로 구성한 거예요.”
육공일비상의 엉뚱한 책들

《2NOTE -시간 공간》을 봐도 알 수 있지만 박금준씨의 기획 작업에는 고정된 스타일이 없다.
해외에 나가기 위해선 한국적인 색깔로 승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다. 굳이 그의 작업을 설명하자면 한국적이라기보다는 보편적이다. 박금준씨는 그 보편적인 감동을
일상에서 끌어올린다. 거리의 수많은 낙서와 기호,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냈던 편지 뭉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표정, 이런 것들로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2NOTE -시간 공간》이 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육공일비상이 만들어낸 책들은
하나같이 엉뚱하고 특이하다. 비슷한 책들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도 거기엔 ‘일상’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캘린더는 문화다》
“이 책은 인쇄에 대한 실험이었어요. 인쇄방식에 대해서 철저히 고민한 거죠.
색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지만 과학적인 인쇄 덕분에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표지도 두 가지 였어요. 달력에 대한 책이니까 우리가 달력을 살 때처럼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생각이었죠. 물론 표지만 다른 거지만요.”

《우리는 가족이다》
“‘불편한 책을 만들자’는 게 이 책의 목적이었어요. 너무 편하고 쉬우면 별생각없이 그냥 지나치잖아요.
가족이란 것도 비슷하지 않나요? 이렇게 책을 위로 넘기는 것도 굉장히 불편하죠.
그리고 중간중간 책을 뜯어야 내용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서점에서 이런 책들을 좋아할 리가 없겠죠?”

《601 아트북》
“책의 범위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그걸 고민했어요. 책과 독자가 너무 분리돼 있다는 생각도 들었죠.
모든 이미지에다 601이라는 의미를 넣고 곳곳에다 낙서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낙서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왜 책을 엄숙하게만 받아들일까요?
그리고 《601 아트북》은 책포장도 책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디자인한 거예요.
정전기 방지 필름과 인쇄용지로 일일이 다 손으로 포장한 거랍니다.”

《표정에세이》
“이 책은 참 쉽고 편안하고 반갑죠. 주위에 수없이 널린 표정들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지 않아요?
전봇대가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꺾여진 국기봉이 나한테 관심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책에 비해서 《2NOTE -시간 공간》은 참 어렵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비상하라! 육공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모든 책들이 다르다. 이 책들에는 자기 스타일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워지려는 박금준씨의 열망이 그대로 반영됐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디자이너가 있는가하면 ‘늘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박금준씨는 분명 후자의 경우다. 박금준씨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마다 그 작업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는 남들이 잘하고 있는 것보다 남들이 포기한 것에 도전한다.
그 사소한 출발이 지금의 육공일비상을 만든 것이다.
“‘육공일비상’의 주된 업무는 디자인 의뢰 작업이에요. 책을 만드는 것은 팀원들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들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기 때문이죠. 책을 통해서 이익을 남길 생각은 전혀 없어요.
이제 곧 회사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는데 갤러리도 하나 준비하고 있어요. 상설전시회도 할 생각입니다.
이젠 멀리 봐야죠. 하지만 출발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겠다는 거죠.”

p.s. 혹시 《2NOTE -시간 공간》를 어떻게 발음하셨나요? ‘투노트’? ‘이노트’?
박금준씨의 처음 의도는 ‘이노트’였습니다.두 개의 노트란 뜻도 있고 ‘바로 이’ 노트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601비상, LG 텔레콤 가이드북 제작

 

601비상(대표 박금준)이 LG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이 가이드북은 무선인터넷을 주로 사용하는 타깃층의 감각과 눈높이에 맞춰 스토리가 있는
잡지형식으로 구성, 기존의 딱딱한 매뉴얼에서 탈피한 것이 돋보인다. ‘쉽게 메뉴얼을
이해할 수 있게 하자. 그래서 ez-i에 대한 호감도를 높히자’는 것이 이 가이드북의 제작방향.
전체적인 톤은 가볍고 발랄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비비드 컬러를 사용, 만화적인 구성에
잘 어울리도록 하였으며, 말풍선의 모티브와 액티브한 사선라인의 면구성으로 레이아웃에
다이나믹한 성격을 주고 있다.

601비상, LG 텔레콤 [ez-i] 가이드북 제작

 

601비상이 LG 텔레콤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ez-i>의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얇고 가벼워 휴대가 편한 이 가이드북은 매뉴얼 중심의 딱딱한 내용으로 구성된 기존의 가이드북들과는 달리 스토리가 있는 잡지 형식으로 제작되어 재밌고 쉽게 읽을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 남녀의 하루 이야기 안에서 ez-i의 다양한 기능을 풀어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의 메뉴얼 이해도를 높이고 있으며, 무선 인터넷을 주로 사용하는 젊은 타겟층의 감각과 눈높이에 맞춰 부담 없이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과 카피의 톤을 유지했다. 전체적인 컬러는 가볍고 발랄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비비드한 색을 사용, 만화적인 구성에 잘 어울리도록 하였으며, 말풍선의 모티브와 액티브한 시선라인의 면구성으로 레이아웃에 다이내믹한 성격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정보메뉴의 화면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사용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볼로냐 어린이 도서 전시회를 다녀오다

 

현재 대교의 디자인프로젝트를 진행중인 601은 아동도서에 대한
연구활동의 일환으로 담당자 2명이 지난 4월10일 이태리 볼로냐에서
열린 2002국제 아동 도서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대교측 담당자들과 함께 했던 이번 아동도서전시회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볼로냐’의 명성에 걸맞게 최고의
아동 도서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책과 인터넷의 결합’이라는 주제하에 개최된 올해의 전시회에는
전 세계 67개국에서 출판사 관계자,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등
총 4000여명이 모여 들었습니다. 국가별 전시장이마련된 행사장은
행사기간 내내 저작권 계약을 하려는 사람들, 최근 출판 경향을
파악하려는 사람들, 책 계약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전시회장에서의
뜻밖의 조우에 즐거운 사람들, 일반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느낄 수 있던 특징이라면 아동 도서의 제작 방향이
멀티 미디어 분야에서 네티즌들이 바로 웹사이트로 접속해 종이책과
인터넷이 교감할 수 있는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아동 도서 전시회장의 이모저모.. 아동 도서의 현재..
여러분도 함께 가보실까요?

서구적인 마스크

 

새로운 601식구가 되신 이과장님(리과장님과는 다른 인물입니다)께서 담아두셨던 이미지입니다.

지난 겨울에 시골에 가셔서 직접 만드셨다 합니다.
컬이 들어간 머리하며 흰피부가 정말 서구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