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다시 잇는 상생의 길



DESIGN

 

종이로 다시 잇는 상생의 길

 

페이퍼로드, 지적 상상의 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5.5~5.21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소아시아의 양피지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까지 사람들의 기록을 담당하던 값비싼 사치품이었다.

양피지로 만든 성경은 성직자나 부유한 귀족만이 소유할 수 있었고 매우 한정적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계급의 지식적

간극 또한 점차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그것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종이의 발견이 바로 그것을 증명한다. 중국의 채륜이 발명한 종이는 그 옛날 교류가 느리던 시절 극동에서

널리 유럽까지 퍼져나가 세상의 이치를 뒤집어 버리지 않았는가. 종이로부터 시작된 동등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문화의 교류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금 스마트한 물건들이 편리함을 내세우며 종이가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고,

작은 문화권 안에서도 서로 누가 잘났느냐를 따지기 바쁘다. 그렇기에 페이퍼로드 전시는 종이가 지닌 아날로그적 교류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반성의 자리다. 박금준, 뤼징런, 하라 켄야 등 한•중•일을 대표하는 작가가 종이 위에 그려낸

새로운 아시아 교류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자.

예술, 디자인, 삶에 관한 이야기


 

 

DESIGN

 

종이로 다시 잇는 상생의 길

 

디지털 미디어가 넘쳐나고 있는 속도의 시대에 느림의 미학이 담긴 종이라는 아날로그 미디어를 통해 문화 교류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려는 시도와 포부를 담은 전시 <페이퍼 로드, 지적 상상紙的 想像의 길>이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대표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다양한 출품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히 디자인 중심이 아닌 종이 중심의 작품과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고심했다.

종이의 물성을 살리고 종이 문화의 올바른 소통을 위해 다각도의 실험적 작품과 전시 방법들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개의 길이 만나는 교차로(辻)는 길이 서로 통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아놀드 토인비는 ‘교차를 시작하는

것이 문화이고, 교차를 끝내는 것이 문명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길과 길이 만나는 곳에는 문화와 교류가

정착되었다. 그러나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아시아는 서로 대립하고 갈등을 거듭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되었던 문화 교류의 길들이 모두 끊어져버렸다. <페이퍼 로드, 지적 상상의 길>은 이 끊어진 길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종이 매체를 통하여 한 중 일을 주축으로 동아시아 디자인 문화 교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문화의 길트기 즉 도통(道通)을 위한 전시 및 심포지엄을 통해 동아시아 디자인 문화의

동질성을 발굴하고 공통연구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는 아시아 디자인 문화 아카이브

구축의 초석이 될 것이다 전시는 5월 5일(일)부터 21일(월)까지 17일간 이어진다.

 

전시 오픈식이 있는 5월 7일에는 한중일 문화예술 전문가들의 초청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이번 강연에는 한국(이어령, 정병규, 김경선, 권혁수, 이나미, 김경균)

중국(뤄징런, 칸타이킁) 일본(나카가키 노부오, 마츠오카 세이고, 하라 켄야) 작가들의 강의 및 대담을 들을 수 있다.

 

북디자인전/포스터전-북디자인

종이 미디어에 투영된 시각 문화 및 디자인 문화 발전에 기여한 한, 중, 일, 대만의 대표 북디자이너 50여 명의

작품 500여 점과 그래픽디자이너 100여 명의 작품 200~300점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일부 작품은

관람자가 직접 펼쳐서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책의 내용을 영상으로 촬영 후 프로젝션 화면을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에디터 김상미

‘페이퍼 로드’… 글만 쓰던 종이, 그 발랄한 진화를 음미하라

 

‘페이퍼 로드’∙∙∙ 글만 쓰던 종이, 그 발랄한 진화를 음미하라

 

韓•中•日•대만 디자이너들 특별전

책•포스터와 종이 제품까지 한눈에

 

웬만한 용건은 휴대전화 문자나 카카오톡(공짜로 문자를 보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묻고,

일상적인 수다도 페이스북 등 SNS로 떠는 요즘 사람들에게 ‘종이’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 시대 종이에 대한 한국•중국•일본•대만 동아시아 4국 디자이너들의 고민을 담은 전시가

5월 5월부터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각국 대표 그래픽•책•타이포그래피(글꼴)

디자이너 150여 명이 선보이는 1000여 점의 종이 작품 전시  ‘페이퍼 로드, 지적 상상의 길’이다.

전시 총괄을 맡은 김경균(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과 교수) 총감독은 “105년 중국의 채륜이 종이를 발명한

이래, 종이가 동아시아 4개국 문화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했다”며  “책, 포스터, 글꼴 디자인 등 현대적

종이 작품을 통해 ‘아시아적 디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종이를 통해 우리만의 창의력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중략)

지난해 중국국제포스터비엔날레 대상을 탄 시각디자이너 박금준씨의  ‘간판투성이’ ‘아트북 프로젝트’ 등

빈티지안 도록(圖錄)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칭화대 미술학원 교수 뤼징런의 ‘엘리건트 아티클 인 슬리브’

등은 중국의 고전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책 디자인이다. 종이로 만든 전등•지갑 등 실험적인 상품을 선보이는

‘페이퍼 프로젝트 특별전’에서는 김치호•조병수 작가 등의 종이 디자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본 종이

회사와 타마미술대학이 소장한 작품을 전시한  ‘타이포그래피 명작 포스터 특별전’도 주목할 만하다.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