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2014-9-김주원

 

 

– 당신은 지금 성장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가진다는 것!

중국의 극동 지방에서만 자라는 희귀종 모소 대나무는 씨앗을 심은 지 4년이 지나도록

겨우 3cm밖에 자라지 못하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다른 지방 사람들은 이 나무를 극진히

기르고 심는 농부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모소 대나무 씨앗을 심은지

5년이 넘어가면 하루에 30cm씩 무서운 속도로 자라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급기야 6주 만에 15m를 넘어서고 그 자리는 순식간에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자리 잡게 됩니다.

모소 대나무는 3cm밖에 자라지 못했던 지난 4년의 긴 시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소 대나무 이야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가 항상 목표로 삼아왔던 신념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마인드컨트롤이 잘 되는 사람이라 자부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천천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다독일 때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와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구나’ 깨달으면서 창피하기도하고 사기도 많이

꺾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나에게 하는 다짐이자 선언하는 마음으로 다시금 이 이야기를

되새기며 작은 엽서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릴레이는 ‘내’가 ‘나’에게, ‘나무’가 ‘나무’에게,

혹은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엽서입니다.

여기서 ‘나‘는 이 엽서를 보고 있는 여러분 모두일 수 있습니다.

누가 보고 있느냐에 따라 엽서의 내용은 달라질 수 있지요.

 

-첫 번째 엽서

From. 지금은 약한 나뭇가지

To. 곧 든든한 기둥이 될 나무에게

 

-두 번째 엽서

From. 이제 막 잔뿌리를 뻗치고 있을 나무기둥

To. 훗날 근엄하고 우직하게 자리 잡을 나이테 가득한 나무에게

 

나무와 인간은 많이 닮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진 풍파를 이겨내는 거대한 나무처럼 우리들 또한 어떤 일이 닥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껍질과 뿌리를 가진 울창한 나무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제가 이 보잘 것 없는 작은 나무를 믿듯이

601사람들도 자기만의 나무를 잘 키워가길 바랍니다.

 

릴레이-2014-9-김호정

 

 

저는 은사님께서 가르쳐주신 작업방법으로 이번 릴레이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어서 여러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회사에서 작업했던 작업물 중에 퇴짜맞은 것,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당장은 쓰지 않게 된 것 등 다양한 작업물들을 재조합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연의 발견과 새로운 조합으로 이번 포스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오면 대부분 마지막 모습만 기억하고, 과정을 소홀히 여기게 되는데

그 과정 안에서 저와 함께했던 작업물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창조하는 과정이 뜻 깊었습니다.

이 릴레이를 통해 저의 작업물을 기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