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젠틀맨
[젠틀맨] 2013본문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먹으로 그린 데칼코마니 같기도 하다. 박금준 작가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기보다는 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작품을 보고 독자들이 글자에 대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박금준 작가의 기존 글꼴을
활용한 것이 아니고 이 시대의 젠틀맨과 <젠틀맨 코리아>에 대한 며칠 동안의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진정한 젠틀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해답이 느껴 지는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느껴지는 좌우 대칭 구조는
공간적이고 건축적 느낌마저 선사한다. 이렇듯 한글을 예술적 접근으로 재해석하는 그의 조형적이고 예술적인 작업은
이미 세계의 공인을 받아왔다. 2011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타자기와 자동차, 피아노 부품으로 글자를 만들어
중국 국제포스터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세계적 권위가 있는 독일의 레드닷에서 비유럽권 국가 중에서
최초로 ‘올해의 에이전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특히 포스터 시리즈 ‘To Be Human’으로 레드닷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는데,
모두 한글을 소재로 한 포스터의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글에 대한 애정으로 한글의 예술적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 박금준 대표의 최신작은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포스터 ‘거시기 머시기’와 한글날을 맞이한 세종문화회관의 설치 작품 ‘그대를기다림’이다.
최근의 이 두 작품은 사람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한글로 만든 것이다. 세종대왕도 박금준 작가의 재기발랄한 작품을 보면 아마 반하시지 않을까?
– EDITOR 이소영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