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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BISANG

지금, 한국의 북디자이너 41인

[propaganda ] 2009,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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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북디자인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됐나?

책은 곧 건축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그 매체에 시간의 흔적과 공간의 기운을 담고 아날로그적 인간미를

풍길 수 있다면 그 물성은 비로소 생명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11년 전 ‘601비상’을 만들면서 자체 브랜드에

대해 고민했고 당시 남들이 하지 않았던 아트북에 대한 갈망이‘601 아트북’의 브랜드화로 이어졌다.

독자들과 호흡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의 책이 곳 나의 발언이다.

  

회고해 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북 디자인 작업은?

“낯익은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기”는 디자이너로서 내가 추구해 온 흥미진진한 탐색과 창작의 방향성을 잘 설명해

주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2note:>는 일상의 낙서들을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책이다.

100여명 이상이 참여해 장시간 진행한 것도 그렇지만 낙서에 사회문화적 의미를 부여하고 다양한 그래픽 실험을

전개한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 어우름> 역시 일상 속에서 둘의 어우름을 찾는 프로젝트로 의성어, 의태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다. “모여 사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사물과 사물, 사물과 자연, 자연과 자연, 그리고

그들과 다시 사람 – 둘은 어울림의 시작이다. 둘은 세상과의 관계 맺기다. <, 어우름>은 사람 사는 이야기이며,

이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대립, 양극화돼 있는 우리 사회의 갈등구도 속에서 둘 사이의 관계와 소통의

문제는 이 책의 화두이기도 하며 분단시대의 염원과 함께 가슴 따뜻한 프로젝트로 기억된다.

 

당신의 디자인 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니고 디자인을 하는 모두가 나의 선생이고 나를 자극하는 사람이다. 특히 영원한 피터팬이자

휴머니스트인 부르노 무나리(Bruno Munari)와 디자인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시각유희의 마술사 폴 랜드(Pual Rand)

책은 늘 가까이 두고 있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Stefan Sagmeister)의 컨셉추얼하고 효과적인 메시지와 아트워크도 신선한 충격이다.

 

당신의 북디자인 스타일에 대해 설명해 달라.

특별한 작업 스타일은 없다. 커뮤니케이션 목표에 따라 매번 다른 접근, 다른 색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왜?’에 대해 고민하고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 무게를 둔다. 스토리텔링은 책의 생명소다. 생명소가 건강해야

여러 실험도, 디자인도, 가공도 힘을 받는다.

 

당신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나의 디자인 영감과 표현은 복합적이다. 그것이 역사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흔적일 수도 있고, 여러 실험일 수도

있다. 낯익은 것을 낯설게 바라보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한다. , 일상은 내 디자인의 중심이다.

 

전체 북디자인 과정 중 당신이 가장 중요시하는 단계는 무엇인가?

책의 뼈대를 고민할 때, 그리고 이후 꼴을 갖추었을 때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묻고 고민한다. 더 나은 상상과 객관화를

위한 과정인데 실제로 이 단계에서 여러 차례 방향 수정을 하기도 한다.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까지는 언제든지 새로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이것이 여러 사람을 지치게 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만족을 주기도 한다.

 

편집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당신의 방식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단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내 작업의 범주와 특성상 편집자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각각의 목표와 역할에

따라 소통의 방식도 다르지 않을까. 대개의 경우 내 작업은 디자이너가 곧 기획자고 편집자다.

 

당신의 인생철학은? 당신의 디자인 철학은?

601비상’의 창립 메시지로 대신하겠다.

다들 하는 대로 해버리면 쉬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저 하던 대로만 해도 기본은 하는 일이다.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하기 좋은 것만 하면서도 버텨갈 수 있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러다 보면 누가 ‘새 것’을 할 것인가.

누가 “하지 않았던 것”을 할 것인가.

누가 디자인이 “꿈꿔 온 바로 그것”을 해낼 것인가.

이제 우리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 능력 이상의 능력을 시도해 본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모두가 바라는 일이라면 바로 우리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해 온 것보다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생각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 누구도 해 본 적 없는 것들을 생각한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 뭔가 다르게 한다는 것. 다르게 하면서도 잘한다는 것.

(601비상. 창립.메시지.1998)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 함께, 껍데기 아닌 본질을 고민하는, 건강한 디자이너가 되십시다.

 

당신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늘 깨어 있는 실험과 소통, 그리고 정체성과 휴머니티를 고민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Park, Kum-ju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동 대학 광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했다

1988년 ‘쌍용그룹‘ 홍보실 디자이너, 1993년부터 1997년까지 광고 회사 ’제일기획‘의 아트 디렉터로 일했다

1998년 북디자인등 인쇄매체 및 프로모션, 브랜드 디자인을 작업하는 회사 ’601비상‘을 설립, 크리에이티브

드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겸임교수,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부회장을 역임 했으며

‘국제그래픽연맹’ (AGI)의 회원이다. 아트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디자인, 인쇄, 제본, 종이에 대한 실험을

통해 우리나라 북디자인의 개념과 지평을 확장시키고 있다.

www.601bisang.com, kj@601bisang.com

 

우리는 가족이다.

박금준.이정혜,박재민. 230x187x14mm, 601비상 1999

평범한 일상 속 가족 사랑 이야기.

아이와 함께 쓰는 가족 에세이로 초등학생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과 가족의 일상사를 아이와 엄마 아빠의

각기 다른 시각으로 표현했다. 아이와 어른의 대조되는 시각을 밀봉된 페이지를 뜯어 확인하도록 하는 등의 독특한

제본 방식을 택했으며 이러한 ‘불편함의 미학’을 통해 독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소통할 수 있길 바랐다.

 

601 art book

박금준 기획.아트디렉팅, 125x220x12mm, 601비상 1999

 

노란책

박금준 기획.아트디렉팅, 165x210x18mm, 남서울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과 1999

 

캘린더는 문화다

박금준, 192x255x19mm, 601비상 2000

문화적 차원에서 캘린더에 접근해 그 즐겁고 매력적인 가치와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구성했다.

기업의 문화를 정립하고 그 이미지를 사회에 전파하는 이미지 메이커로서의 기업 캘린더와, 사회 전반의 문화

고급화를 이끄는 중요한 매개체로서의 캘린더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가치를 부각시킴으로써, 단순히 날짜만 보는

달력 이상의 기능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했다. 14도에 달하는 인쇄 실험은 이 책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포인트다.

 

내 삶의 쉼표

박금준 기획. 아트디렉팅, 140x200x10mm, 601비상 2000

‘숨표’라고 해도 좋을 내 삶의 쉼표들! 누군가 내게 한 템포 쉬어 가라며 쉼표를 건네 준다면 그보다 더 고마운 일이

또 있을까. 쉼표가 주는 여유와 따뜻함은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그 기억들을 함께 나누는 것이

쉼표의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이 책의 핵심 비주얼 언어인 쉼표를 매개로 그림과 글, 디자인의 조화를 꾀하고 책의

메세지를 외부 포장까지 확장하고자 했으며, 햇볕에 분해되는 비닐을 사용했다(서점에서 무척이나 싫어한 책이다).

 

표정 에세이

김한.박금준 기획.아트디렉팅, 172x240x11xmm, 601비상 2000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그러나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수많은 표정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사람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지만 정겹고 인간적인 정감이 느껴진다. 이 따뜻함은 결국 세상이 같이 살아가는 공간이며,

사람은 다른 모든 사물과 같이 숨 쉬고 공존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인간성 회복’이라는 철학적 관념에까지 다가가게 된다.

 

.어우름

박금준 기획. 아트디렉팅, 304x408x15mm, 601비상 2006

모여 사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겠는가. 이 책은 사물과 자연, 사람 등 세상의 모든 관계 맺기에 대한 탐색으로부터

출발했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함께하는 소리 ‘엉차,어아디여차,헤이차’로 시작하는 이 책은 ‘둘.어우름’이라는 화두를

던져 이 시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어우름의 의미 찾기를 시도한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소통과 교감의 어울림 흔적을

발견하고 이들 둘,관계의 이미지를 네 글자의 의성어.의태어에 비유해 순환의 인간사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너와 나를 감쌀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한 판형,그림인 듯 글씨인 듯 선이 살아 있는 캘리그래피와 꽃의 조화를 통해

우리들의 일상 속 이야기를 한국적 미학으로 승화시킨 가슴 따뜻한 작업이다. ‘한국적’인 성격을 부여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로 캘리그래피를 선택했는데 석용진 선생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힘차게 약동하는 선생의 필체는 리드미컬한

내용과 한국의 소리를 시각적,청각적요소로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꽃무늬 천은

이 프로젝트의 전환점이 될 만큼 큰 활력소가 됐다. 역시 일상에 해답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note:(개정판)

박금준 기획.아트디렉팅, 190x242x20mm, 601비상 2001

“세상의 낙서들 저벅저벅 걸어 나와 옷 입고 숨쉬고 노래하였다네”이것은 낙서다. 시간을 채우는 공간의 낙서,

공간을 메우는 시간의 낙서. 이 책에는 우리의 일상에 묻혀 있는 수많은 낙서들에 대한 친근한 시선을 담았다.

5월여의 기간동안 이화여대 학생들과 미술가, 디자이너, 아동 등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